연금경제

기초연금 35만 원, 내년엔 누군 38만 원·누군 그대로

수급 대상은 하위 70%로 유지하되 지급액은 소득에 따라 3단계 차등… 저소득층 부부 감액 완화·직역연금 수급자 일부 포함

홍태준 기자

정부가 2027년부터 기초연금을 소득 수준에 따라 차등 지급하는 방안을 추진합니다. 만 65세 이상 노인 가운데 소득 하위 70%에게 지급하는 현행 수급 기준은 유지하되, 수급 대상을 세 구간으로 나눠 소득이 낮을수록 더 많은 금액을 지급하는 방식입니다. 보건복지부는 1일 이러한 내용을 담은 「2027년도 보건복지부 예산안」이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고 밝혔습니다.

정부안에 따르면 소득 하위 30%인 약 348만 명에게는 단독가구 기준 월 최대 38만 원을 지급합니다. 이는 2026년 기준연금액보다 약 3만 원 많은 금액입니다. 소득 하위 30~45%인 174만 명에게는 물가상승률을 반영한 월 최대 35만9000원을, 소득 하위 45~70%인 290만 명에게는 월 최대 35만 원을 지급합니다. 세 구간의 수급 대상자를 합하면 약 812만 명입니다.

현재는 기초연금 수급 대상에 포함되면 소득 구간과 관계없이 동일한 기준연금액을 바탕으로 개인별 지급액을 산정합니다.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2026년 기준연금액은 월 최대 34만9700원입니다. 다만 국민연금 급여액 등을 반영해 기초연금액이 산정되며, 부부 감액이나 소득역전방지 감액이 적용될 수 있어 실제 지급액은 개인마다 다를 수 있습니다. 정부안에 제시된 구간별 월 최대 지급액을 비교하면 세 구간 모두 올해 기준연금액인 34만9700원보다 낮지 않습니다. 그러나 소득 하위 45~70%의 최대 지급액은 35만 원으로, 물가상승률을 반영한 35만9000원보다 9000원 적습니다. 이 구간에는 2027년 물가상승분이 반영되지 않는 셈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소득 구간은 월급이나 국민연금 수령액만으로 결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기초연금은 근로·사업·연금소득 등을 반영한 소득평가액과 보유 재산을 소득으로 환산한 금액을 합친 ‘소득인정액’을 기준으로 수급 여부와 지급 구간을 판단합니다.

부부가 함께 기초연금을 받을 때 적용되는 부부 감액도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완화됩니다. 현재는 부부가 모두 기초연금 수급자이면 각자의 기초연금액이 20%씩 감액되지만, 내년부터는 소득 하위 45% 이하 부부 수급자의 감액률을 10%로 낮출 계획입니다. 정부는 약 234만 명이 대상이 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소득 하위 30% 부부가 각각 최대액을 받는다고 가정하면 1인당 38만 원에서 10%를 뺀 34만2000원씩, 부부 합산으로는 월 68만4000원을 받게 됩니다. 이는 올해 기준연금액에 20% 감액을 적용한 부부 합산액 55만9520원보다 약 12만4000원 많은 금액입니다. 소득 하위 30~45% 부부가구의 합산 최대액은 월 약 64만6000원입니다.

직역연금 수급자에 대한 지급 제한도 일부 완화됩니다. 현재 공무원연금·사학연금·군인연금·별정우체국연금 등 직역연금 수급자와 배우자는 소득과 재산이 적더라도 원칙적으로 기초연금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정부는 내년부터 직역연금 수급자와 배우자 중 소득 하위 45% 이하인 약 11만 명을 기초연금 대상에 포함할 계획입니다. 새롭게 지급 대상에 포함되는 사람은 소득 구간에 따라 월 최대 38만 원을 받을 수 있습니다.

당초 정부는 기초연금 수급 기준을 현행 ‘노인 소득 하위 70%’에서 기준중위소득과 연동하는 방식으로 바꾸고, 수급 범위를 단계적으로 줄이는 방안도 검토했습니다. 그러나 기존 수급자에게 미칠 영향과 국민연금을 포함한 노후소득보장 체계 전반에 대한 논의가 더 필요하다는 이유로 이번 예산안에서는 제외했습니다. 저소득층의 지급액을 늘리는 ‘하후’는 먼저 시행하되, 상대적으로 소득이 높은 수급자를 줄이는 ‘상박’은 추가 논의로 미룬 것입니다. 이에 따라 기초연금 예산은 올해 23조1000억 원에서 내년 25조7000억 원으로 2조6000억 원 늘어납니다. 올해보다 약 11% 증가한 규모입니다.

다만 이번 개편안은 2027년도 예산안에 반영된 정부안으로, 아직 확정된 제도는 아닙니다. 차등 지급과 부부 감액 완화, 직역연금 수급자 편입을 위해서는 국회 예산 심의와 기초연금법 개정이 필요합니다. 정부는 법 개정을 거쳐 차등 지급과 부부 감액 완화를 2027년 4월부터 시행할 계획입니다. 직역연금 수급자 지원은 정보 연계 절차를 거쳐 같은 해 7월부터 시작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다만 향후 국회 논의 과정에서 시행 시기와 세부 내용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홍태준 기자askhongpt@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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